상하이에 왜 가야하나

상하이는 진부하다. 언뜻 겉보기에 상하이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황푸 강가의 와이탄(The Bund 번드)에는 위풍당당한 신고전주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건너편 푸동의 루자쭈이 지구에는 마천루가 숲의 나무처럼 무성하다. 그러나 번드의 콜로니얼 풍 건물에서는 콜로니얼들이 쫓겨난 이후 옛날의 영화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고, 푸동의 마천루들은 다양하면서도 그냥 지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지은 것처럼 몰개성적이다. 1842년 난징조약에 따라 개항한 [...]

영국, 잉글랜드, 브리튼, UK (2) 레이크 디스트릭트

런던과 주변 명소를 일단 둘러봤다면 나머지 영국에서 꼭 가볼만 한 곳은 어디일까. 브리튼은 한반도보다 10% 정도 넓은 섬에 불과해 영국은 기실 작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국의 심리적 면적은 물리적, 지리적 면적에 비해 훨씬 더 크다. 또 영국은 프랑스보다 약간 더 지방분권적이다. 프랑스 안에는 과거 부르고뉴(부르군디) 공국과 사보이 공국 등이 있었지만 지금 그 역사를 [...]

가거지 민스크의 3박4일

벨라루스(Belarus)라고 하면 대부분에게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백러시아’라고 하면 어디선가 들어봤다고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때 백러시아라고 불리던 벨라루스는 쉽게 말해 러시아와 폴란드 사이에 있는 내륙국가다. 남쪽으로 우크라이나, 북쪽으로는 발트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이 자리 잡고 있다. 1991년 소련(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기 이전 소련의 15개 공화국 가운데 백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소련과 별도로 유엔의 창립회원국이었다.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우크라이나는 모두 9세기에서 13세기에 [...]

프랑스령 폴리네시아(3) 모오레아

모오레아(Moorea) 섬은 흔히 무레아 섬이라 알려져 있다. 현지 발음보다는 영어식으로 읽어서 그렇다. 이 섬은 타히티 본섬의 파아아(Faa‘a) 공항이나 파피에테 부두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직선 거리로 20㎞가 채 못 되고, 비행기를 타면 실제 비행시간 7분에 불과하며 페리를 타도 2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배를 타면 충분할 거리인데 나는 에어패스를 이미 구입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항공편을 [...]

프랑스령 폴리네시아(1) 타히티

‘’타히티‘라고 하면 제일 먼저 프랑스의 화가 고갱(Paul Gauguin)이 떠오른다. 고갱이 1891년 프랑스를 떠나 타히티로 향했을 때 그는 온갖 위선과 허영 탐욕으로 가득 찬 문명의 땅에서 벗어나 단순한 삶과 고결한 야만의 ’잃어버린 낙원‘으로 돌아가고자 했으리라. 이런 원시주의와 야수파를 위한 실험은 유럽 지성사의 한 줄기를 이루는 전원주의(Pastoralism)의 복고적 전통에 부합할 뿐 아니라 19세기 후반 유럽이 세계의 오지와 [...]

한 섬, 두 나라 ― 도미나카공화국과 아이티

한반도는 두 나라로 일시 분단돼있는 상황이지만 스칸디나비아반도처럼 세 나라로 갈려 있기도 한다. 섬이 두 나라로 갈린 경우도 없지 않다. 보르네오처럼 섬이 크다면 이웃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두 나라가 나눠가지거나 뉴기니와 티모르처럼 어느 한쪽만 독립국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카리브해의 에스파뇰라처럼 비교적 작은 섬 하나가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 등 두 개의 독립국으로 나뉜 경우는 드물다. 이 섬의 전체 [...]

자메이카 자메이카

자메이카라고 하면 우선 해리 벨라폰테의 ‘자메이카여 안녕(Jamaica Farewell)’이란 노래가 떠오른다. 밥 말리로 대표되는 레게 음악과 레게 머리도 빼놓을 수 없다. 포트 로얄을 근거지로 카브리해를 휩쓸던 헨리 모건 등 해적들은 또 어떤가. 세계의 3대 커피 가운데서도 으뜸이라는 블루마운틴 커피는 자메이카의 명품이다. ‘007의 작가’ 이안 플레밍은 007의 모든 작품을 자메이카 북부 해안의 한촌 오라카베사에 있는 골든아이 사저(Goldeneye [...]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식민지다. 필리핀 동쪽의 섬 괌과 남태평양 아메리칸 사모아처럼 미국령이면서 미국의 한 주로 인정받지 못하는 땅이 그곳이다.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에게 미국 시민권은 주어졌지만 대통령선거나 미 의회선거의 투표권은 없다. 그나마 시민권이 부여된 것은 1917년으로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푸에르토리코에서 장정들을 징집하기 위한 꼼수였다. 이곳 시민들은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내는 점이 유리한 반면 미국 정부로부터의 [...]